씨발.
몸이 피곤한 나머지 쇼파에 누워 잠에 들어버렸다.
들어가서 자라는 아버지 말씀에 곁에 둔 휴대폰에 개표 방송을 켜놓고, 침대에 누워 졸았다.
새벽 2시가 넘었을까. 내 작은 아이폰의 화면에는 윤석열 당선 유력이라는 충격적인 글자가 나와있었습니다.
MBC 패널들은 침울해진 목소리와 진행으로 충격적인 결과를 보도하고 있었다.
잠긴 목소리로 외쳤다
씨발. 하. 좆됐네.
'확실'
나는 오늘의 쓰라린 패배를 잊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민 수준이 여기까지라는 점이 매우 실망스럽다.
1% 미만의 차이. 너무 안타깝고, 더 밭을 갈지 못한 내 책임도 있다.
다만 유력이라는 글자를 보는 순간 참 착잡하더라. 별 생각이 다 들더라.
'차라리 부정선거였으면 좋겠다', '꿈이었으면 좋겠다.', '미친 방송 3사가 마지막 발악으로 유력 글자를 붙인거면 좋겠다.'
다 무슨 소용인가. 머리는 졌다는 걸 인정하고 있는데 마음은 너무 아파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저들처럼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졸렬한 짓을 절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당선'
잡아 족치고 때려도, 개같이 부활하는 저들의 좀비 근성에 치가 떨린다.
씨발 진짜 개좆같다. 미친듯한 토악질이 쏠릴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그들이 이뤄낸 승리 임에 존중하려 한다.
아무튼 이겼네? 그래 씨발 존나게 축하한다, 썩열아.
정치 과몰입 상태인 지금..
당분간은 속이 아리고 화도 날 것이다. 하지만 이 분노도 점점 옅어지겠지.
그렇지만 저들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내 할 일을 더더욱 묵묵히 해나가고 나를 위해 사는 각자도생의 5년이 될 것이다.
솔직히 이길 줄 알았다. 아니, 이겼어야 했다. 하지만 저 인간의 48.59%라는 엄청난 득표율을 보면..
내가 세상을 더 넓게 봤어야 하는데 우물안 개구리처럼 살았던 것인가? 싶기도 하다.
내 나이 올해 스물 둘이다. 올해 1월에 처음 납세라는 것을 해봤다.
정말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내가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정말 자랑스럽고 행복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정말 아까울 것 같다.
저들의 배를 불리는데에 내 피같은 세금이 들어갈 것이 눈에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다시 시작된 헬조선 헬반도에서 살아가며 나에게 돌아오는 것 없이
기득권을 위해, 부자들을 위해 피해보며 살아야했던 쓰라린 과거를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나의 아버지는 이명박 박근혜 시절에 얼마나 속이 아리고 답답하셨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조국이고 내가 살아갈 대한민국이다.
내 인생 선배들은, 박정희 체제에서도 살았고, 전두환 체제에서도 살았다.
더 가까이에서는 이명박 박근혜 10년도 버텼다.
5년 잘 버텨서 다시 이겨내야지.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는 최소 5년은 후퇴했지만..
내가, 우리가, 그리고 민주당이 이제 해야할 일은 제 2의 노무현이 나오지 않게
문재인, 이재명, 추미애, 김어준, 유시민 등.. 우리 사람을 5년간 지켜내는 일이다.
클리앙, 딴지, 82쿡, 엑스팔육 등.. 똥파리들로부터 우리의 공간을 5년간 지켜내는 일이다.
이제는 윤석열 정부가 차라리 이렇게 된 거 진심 해주길 바래야하겠지만.
진짜 나의 진심은 윤석열 찍은 사람들이 후회하게 겁나 피똥을 싸서 뼈저리게 느꼈으면 좋겠다.
내 그릇이 아직 작나보다.
아무튼 추하지만..
졌잘싸
졌지만 잘 싸웠습니다. 같이 싸워준 전우들에게 위로와 감사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