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가 오늘로 딱 1주일 전에 돌아가셨다.
20년간 같이 살았던 우리 할머니가 가셨다.
이렇게 금방 가실 줄 몰랐다.
지난 달에 입원하실 적엔 언제나 처럼 또 퇴원하실 줄 알았다.
믿을 수 없는, 아니 받아들일 수 없는 순간의 연속이다.
할머니가 이 세상에서 마지막 들 숨을 들이마시던 그 순간,
할머니의 운구를 요청하던 그 순간,
할머니의 장례를 치룰 빈소를 계약하던 그 순간,
할머니가 입관하던 그 순간,
할머니를 천국으로 환송하며 발인하던 그 순간,
할머니의 장례를 마치고 할머니가 없는 집에 돌아온 그 순간,
할머니 곁에 할아버지를 이장시켜드리고, 기도하던 그 순간,
할머니의 주민등록을 말소시던 그 순간,
할머니의 유품들을 정리하던 그 순간.
할머니가 없는 텅 빈 방문을 열어서는,
쏟아지는 한기를 느끼며, 할머니가 사무치게 보고싶던 그 순간.
정말 모두 받아들일 수 없는 순간의 연속이다.
할머니를 챙기는 것이 익숙한 나인데,
이제 챙기고 싶어도 챙길 수 없다는 것을 느낄 때마다 무너지곤 한다.
내일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오늘 안되면 내일은 받아들여질까? 싶지만..
나름 잘 준비하며 할머니를 보내드렸다고 생각했는데 내 자만이었던 것 같다.
얼마 전에는 우리 아빠가 그러셨다.
참 마음이 헛헛하다고.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 앞에 마주하는 것은, 수 십, 수 백번 반복되어도 참 낯설기만 하다.
그리운 것도 맞는데, 허무한 것도 맞고, 아쉬운 것도 맞다.
그것 뿐은 아니고, 복잡하게 이 감정, 저 감정이 섞여있는 이상한 감정이다.
참 헛헛하다.
보고싶다, 우리 할머니.
그래도 우리 할머니, 이제 안아프니까 좋다.
헛헛한 마음에 가족사진 좀 다듬어 친척들 주려고 주문해놨다.
할머니, 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