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U+ 유선/무선 상품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집은 용인에 이사하면서부터 KT를 쭉 써왔으니, 딱 10년째 홈 상품을 외도없이(?) KT만 써왔지요.
친구들이 SKB나 LGU+ 인터넷을 쓰면서 불편함을 겪는 모습을 보면 우리 아버지가 KT를 유지해주고,
심지어 최대 1G 상품에 우연히 가입해준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함을 품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만'..
시련이 닥쳐올 것을 모르고 상품권과 요금에 혹해 LG U+로 이동을 하게 되었죠..
| LG U+로 옮긴 이유
식구 4명이 LG U+로 휴대폰 번호이동을 하면서 요금 할인이 안되게 되자 상품권도 받을겸 유선 상품도 U+로 변경하기로 결정하게 되고, 지난 12월 7일 오후 3시 경 기사님 방문하셔서 장비 설치 직후 U+ 인터넷과의 동거가 시작되었습니다.
| 하나 둘 터지기 시작한 문제들..
KT는 공인 IP 배정이 비교적 자유로운 반면, U+와 SKB는 1회선당 최대 2개로 제한이 걸려있다는 기사님의 청천벽력같은 말씀 😱
공인 IP 개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U+ 홈 게이트웨이(다보링크 HGWD-1G)라는, 한마디로 유선 공유기를 모뎀 - HGWD1G 순서로 설치 후 HGWD-1G 하위에 모든 네트워크가 묶이도록 설치해야한다고..
| 시련의 서막
일단 저는 일반적인 유저는 아닙니다. 온갖 IoT 장치가 24시간 돌아가면서 우리 식구들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고 있고,
우리 식구들은 신경도 안쓰지만.. 현재 저는 NAS를 두 대나 돌리고 있는 미친 X입니다. ㅎㅎ;;
그렇다보니 저는 외부 접속을 위해 수시로 포트를 열었다 닫았다하기도 하고..
온 집안 네트워크를 하나로 묶기 위해 사제 공유기 하위에 모든 장치들이 묶이도록 구성을 해두었습니다.
(사진 상 파란색 박스들은 모두 한 네트워크에 묶여있습니다.)
그런데 생각치도 못한 게이트웨이란 놈이 끼는 순간.. '내부 접속은 어떻게든 해결해보겠다' 치고,
외부접속에서 문제가 생길 여지가 거의 100%겠더라고요 ㅜㅜ
설치 기사님도 기사님댁에서 NAS를 사용하신다고, 감사하게도 저랑 머리 싸메고 고민해주셨는데 솔직하게 머리속은 멘붕이 온 상태라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더군요 ㅜㅜ (기사님도 저만큼은 아니더라도 보통은 아닌 분 같은 바이브가 ㅋㅋ)
우선 제 공유기 하위에 물려있던 유선 장치들은 모두 게이트웨이 하위에 물리고 무선 장치들은 AP/허브 모드로 돌려서 게이트웨이 하위 장치들로 잡히게 하면 대충 비슷한 구성이 될 것 같아 그렇게 해보기로 합니다.
기사님이 돌아가시면서 '하실 수 있겠어요?'라며 걱정을 많이 해주셨는데, 전 이 역경을 해쳐나가보기로 다짐합니다.상품권도 받았으니 이 고난을 해쳐나가겠다..
기사님이 뭐든 궁금한게 있으면 연락 달라고 하셔서 안심하고 커피 한잔 맛있게 내려서 건네드렸습니다 ㅎㅎ
| 게이트웨이가 나에게 준 시련들
그런데 하나 둘 만져보기 시작하니 문제가 하나 둘 터져나오기 시작하고 멘붕이 오더군요.
아래는 게이트웨이가 나에게 준 시련들..
- 내부 IP 주소가 192.168.219.xxx 로 변경됨 (기존 192.168.0.xxx)
- DHCP 주소 고정을 최대 32개밖에 못함
- 포트포워딩이 최대 50개밖에 안됨
- 각종 설정 하나 변경하려면 70초 정도 재부팅을 하는데 이러면 온 집안 네트워크가 마비됨
- 멀티 로그인 불가, 비 정상 종료시 재 로그인에 10분 대기해야함 ㅋㅋㅋㅋ
우선 192.168.0.x나 192.168.1.x에 익숙한 저에게 쌩뚱맞게 '219' 라는 숫자가 튀어나오니 익숙하지 않아서 애를 좀 먹었습니다 ㅜㅜ
또한 구성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메인 공유기를 홈 게이트웨이로 잡는다'인데, 게이트웨이의 성능이 저에겐 검증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포트포워딩, DHCP 주소 고정에 개수 제한이 있다는건 그렇다쳐도, 개수가 정말 충격적이더군요..
요즘 세상에 포트포워딩은 그렇다 치고.. IoT나 멀티 디바이스 쓰는 집이 얼마나 많은데 대수 제한이 32개.. ㅜ
거기에 설정 하나 바꾸는데 재부팅이 70초 걸린다는 것이 엄청나게 큰 스트레스라서 세팅하는 동안 101번 전화해서 어디에 따지고 싶은 생각을 꾹꾹 누른게 한 두번이 아닙니다 ㅜㅜ
몇 번 겪었는데 로그아웃 버튼을 안누르고 창을 닫아버리면 쿠키값이 바껴서 로그인 자체가 안됩니다 ㅋㅋ;;
그러면 10분 뒤 세션 만료때까지 대기하거나 강제로 코드 뺐다가 꽃으러 갔다와야한다는..
이런 기본기도 안된 장비를 설치하면서, 게이트웨이라는 장치 설치를 강제하는 LG U+의 행태에 정말 화가 나더군요..
| 해결해야 할 문제들
- NAS 접속 안됨
- IoT 장치 가출
- Proxmox 관리페이지 접속 불가
- Proxmox에 올린 모든 가상머신들 인터넷 연결 안됨
화가나는건 둘째치고, 다시 KT를 불러 'KT 쓸테니 설치하쇼' 할 순 없는 노릇이니..
제 NAS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3시부터 1시간 정도 접속이 안될 수 있으니 양해해달라고 말은 해놨는데..
제가 멘붕이 온 사이 4시가 넘어버린 것이지요..
자료 올려둔 지인이 접속 안된다고 연락이 와서 급하게 찾아서 메일로 쏴주고 ㅋㅋ ㅜㅜ
그제서야 내가 이렇게 멍때리고 있을게 아니구나.. 깨닫고 급하게 Synology 세팅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급한 불은 꺼졌고, 안 급한 불들을 차근 차근 끄기 시작합니다.
IoT 장치들은 AP 이름과 비밀번호를 기존과 똑같이 맞춰주니 대부분 붙었습니다.
그나저나 Proxmox 관리페이지 접속이 안되니까 이건 뭘 해볼 수가 없어서 NAS를 일단 끄고..
번쩍 들어서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연결해 CLI로 IP 지정을 해주니 그제서야 접속이 되더라고요.
그 다음으로 제 글을 읽어오셨던 분은 저희 집이 IoT 장치들로 가득 찬 나름의 스마트 홈인 것을 아실텐데..
일단 HomeKit이나 Zigbee 리모컨들은 하나도 작동이 안되고..
각 장치들 주소를 하나도 못찾으니 물리 스위치로만 조작 가능해져서 엄청 불편하더라고요 ㅜㅜ (Siri나 Google Assistant에게 아무것도 못시키니까..)
이때 후회가 밀려오더군요 ㅜㅜㅜ 그냥 KT 쓸걸.. 사서 고생을 했구나.. ㅋㅋㅋ
| 앞으로 펼쳐질 미래의 상황
어찌저찌 급한 불과 덜 급한 불을 모두 끄고 나니 현타가 밀려왔습니다.
앞으로 설정 하나 바꿀때마다 가족들 눈치봐가며 70초씩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
몇 년동안 어디에 어떻게 설정해뒀는지 기억도 안나는 것들이 하나 둘 기어나오면서 처리해야 할 자잘한 이슈들..
일단 당장에 사용은 되지만 앞으로의 길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 같아 고민이 많아지더군요.
| 이후 현재 상태까지의 과정
결국 며칠을 고민하다가 기사님께 연락해보기로 합니다.
제 궁금증들..
- 현재 모뎀에 있는 4개의 포트 중 겨우 1개의 포트만 사용중인데,
IPTV와 U+ 공유기만 게이트웨이에 물리고, 사제 공유기를 모뎀에 바로 물려서 모든 네트워크를 묶으면 제 속도가 나오는건지? - 제 속도가 나온다 한들 추후 블락하지는 않는지?
- 장비 70초 재부팅은 답이 없는건지 ㅜㅜ
- Hoxy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정말 친절하게 답변을 다 해주셨고, 결론은 '우선 써보시고 블락당하면 그때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입니다.
우선 통화 직후 공유기를 모뎀에 직결하니, 새 IP를 하나 받아오면서 속도는 정상적으로 나오더군요.
제 장치들(맥북, 데스크탑, 아이폰, 아이패드)를 물려서 동시에 테스트를 해봐도 잘 나옵니다.
그렇게 30분, 1시간, 3시간 간격으로 테스트를 해봤는데도 잘 나오는 것을 확인,
NAS 두 대와 거실 TV를 묶어줍니다.
그 상태로 또 30분, 1시간, 3시간 간격으로 테스트.. 모두 잘 작동하고 있는 것을 확인!
이제 모든 IoT 장치들을 묶어줍니다. 또 30분, 1시간, 3시간 간격으로 테스트! 모두 잘 작동합니다!
과감하게 기존과 똑같은 구성으로 모든 장치를 다 연결했음에도 모두 정상 작동됨을 확인합니다.
다음날.. 모두 잘 작동하는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혹시나 1~2주 사이에 장비실에서 블락을 할 수 도 있긴 한데,
안 할 가능성도 높다고(!) 2주 정도 사용해보시고 혹시나 2주가 지나가도록 차단이 안되면 안심하고 쓰면 된다고!!
처음부터 그렇게 설치를 해주셔도 되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설치 기사들은 아마 설치 프로세스가 있고,
그것을 철저히 지켜야 하기 때문에 말씀만 해주시고 직접 해주진 못하셨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외 IPTV는 대만족!
기존 KT의 기가지니/UHD3 셋톱은 앱 설치도 제한적이고, 겨우 넷플릭스나 되는 수준이었는데..
U+의 UHD3 셋톱은 안드로이드 TV 기반에 뭐든 할 수 있게 다 풀어놔서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 디즈니+ 등의 OTT 서비스들과 유튜브 앱도 뭔가 삼성 TV 내장 앱보다 훨씬 화질도 좋고 빠릿해서..
삼성 TV 내장 기능은 거의 안쓰고, 요새는 거의 셋탑만 쓰는 중입니다 ㅋㅋㅋ
함께 딸려오는 AI 스피커도 하나 있는데 네이버 클로바가 기가지니보단 똑똑하고 자연스러운 것 같네요 ㅎㅎ
글로 적어낼려니 그때의 기억들이 쭉 스쳐지나가면서 식은땀이;;
차단당하면 다시 LG 씹는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